Physical Address
304 North Cardinal St.
Dorchester Center, MA 02124
Physical Address
304 North Cardinal St.
Dorchester Center, MA 02124

한국 U20 여자축구가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고 12년 만에 8강에 올랐다. 결승골이 나온 과정과 19일 이탈리아전 승부처를 짚어본다.
한국 U20 여자축구대표팀이 정말 12년 만에 8강 문을 열었을까. 16일 밤(한국시간 17일 새벽) 폴란드 소스노비에츠에서 나온 골 하나가 검색창을 채웠다. 전반 33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왼발로 감아 찬 공이 아르헨티나 골망을 흔든 순간이다. 이 골이 그냥 운이 아니었다는 근거는 뒤에서 다시 짚는다.
전반 33분 장면을 순서대로 뜯어보면 이렇다. 오른쪽 풀백 천시우가 전방으로 찔러준 패스를 조혜영이 받았고, 페널티지역 오른쪽까지 파고든 뒤 컷백을 시도했다. 이 볼이 아르헨티나 수비수 몸에 맞고 흐르는 사이 범예주가 먼저 반응해 왼발로 마무리했다.

골 자체는 수비 실책성 흐름을 탄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앞의 빌드업은 계획된 움직임이다. 측면에서 패스가 나오고 반대쪽 선수가 침투해 컷백을 만들고 페널티지역 정면에 있던 선수가 마무리하는 구조는 하루아침에 나온 그림이 아니다.
후반에는 반대로 수비가 시험대에 올랐다. 아르헨티나 공격수 메르세데스 디스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두 번 때렸고, 후반 31분에는 골문 정면 헤더가 나왔다. 이 장면을 골키퍼 김채빈이 반사적으로 쳐내면서 한 골 차 리드가 끝까지 지켜졌다.
한국 U20 여자대표팀이 월드컵 8강에 마지막으로 오른 건 2014년 캐나다 대회다. 그 사이 2016년, 2018년, 2022년, 2024년 대회에서는 8강 문턱을 넘지 못했고, 직전 대회인 2024년에는 16강에서 멈췄다. 이번 8강은 한 번 잘 풀린 경기가 아니라 10년 넘게 막혀 있던 벽을 넘은 결과다.
이 기간 한국 여자축구 전체가 놀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성인 대표팀은 2022 아시안컵 준우승, 2023 월드컵 본선 진출 같은 성과를 냈다. 다만 U20 연령대에서는 세대교체 시기마다 성적이 들쭉날쭉했는데, 이번 세대가 그 흐름을 끊었다는 의미가 크다.
많이들 이번 승리로 한국이 이미 4강에 올랐다고 착각하는데, 실제로는 8강 진출이 확정된 단계다. 4강은 19일 이탈리아전을 이겨야 갈 수 있다.
대회 용어를 정리하면 16강(라운드 오브 16)에서 아르헨티나를 꺾은 게 이번 결과고, 8강전이 19일에 열린다. 8강을 통과해야 준결승, 즉 4강이다. 뉴스 제목만 보고 4강까지 갔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 짚어둘 필요가 있다.
여기서 잘 안 알려진 부분 하나를 짚을 필요가 있다. FIFA U20 여자 월드컵은 2024년 대회부터 참가국을 16개국에서 24개국으로 늘렸다. 참가국이 늘어나면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팀 수도, 8강까지 가는 경로에서 상대해야 하는 팀 수도 달라진다.

아래 표는 한국 U20 여자대표팀의 최근 월드컵 성적을 참가국 수와 함께 정리한 것이다.
| 대회 연도 | 참가국 수 | 한국 성적 |
|---|---|---|
| 2010년(독일) | 16개국 | 3위(역대 최고) |
| 2014년(캐나다) | 16개국 | 8강 |
| 2024년 | 24개국 | 16강 |
| 2026년(폴란드) | 24개국 | 8강(진행 중) |
역대 최고 성적인 2010년 3위까지는 아직 두 계단 남아 있다. 24개국 체제에서 8강까지 온 건 2024년 대회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이번 세대가 그 3위 기록에 가장 가까이 다가선 세대라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상대인 이탈리아는 순탄하게 올라오지 않았다. 중국과의 16강전에서 전반 34분 카렌 아피아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28분 왕단퉁의 슈팅이 수비수 엘레나 벨리의 몸에 맞고 들어가며 1-1 동점을 허용했다.
정규시간과 연장전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서 결국 승부차기까지 갔다. 이탈리아는 다섯 명 전원이 성공했고, 중국은 마지막 키커가 실축하면서 4-5로 무너졌다. 연장까지 120분 넘게 뛴 팀이라는 점은 한국 입장에서 나쁘지 않은 소식일 수 있다.
관련: RAS교육 오남고 사례 입시 고등학교도 가능했던 이유
이번 승리는 국내 언론만 떠들썩했던 게 아니다. FIFA는 17일 자체 홈페이지에 16강전 결과를 소개하는 기사를 따로 올렸다. 브라질이 승부차기로 미국을 눌렀다는 소식과 한국이 아르헨티나를 잡았다는 소식을 나란히 이날의 이변으로 다뤘다.

아르헨티나 여자축구를 남미의 강호로 부르는 데는 이유가 있다. 브라질과 함께 남미 예선을 오래 주도해온 팀이고,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 후보로 꼽히던 쪽이었다. 그런 팀을 상대로 한 골 차 승부를 지켜냈으니 단순한 이변으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는 골을 넣은 범예주가 아니라 남승은이 받았다. 공격 포인트가 없는 선수에게 상을 줬다는 건, 이번 승리가 한 명의 개인기가 아니라 팀 전체 완성도에서 나왔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공교롭게도 폴란드는 낯선 무대가 아니다. 한국 남자 U20 대표팀은 2019년 같은 폴란드에서 열린 대회에서 결승까지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이강인 선수가 골든볼을 받으며 국내에 U20 월드컵이라는 대회 자체를 알린 계기가 됐다.
그때와 지금을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분명해진다. 남자 대표팀은 20년 넘게 쌓인 유스 시스템과 유럽 진출 경험이 뒷받침됐고, 여자 대표팀은 상대적으로 훨씬 얇은 저변 위에서 12년 만의 벽을 넘었다. 저변이 얇은 종목에서 나온 8강이라 체감되는 무게가 다르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물론 두 대회를 성적표로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남자부는 결승, 여자부는 8강이니 단순 순위로는 격차가 있다. 다만 참가국 규모나 종목 저변을 감안하면, 이번 8강을 준우승과 같은 잣대로 평가절하할 이유는 없다.
여기가 이번 대진에서 핵심 변수가 숨어 있는 지점이다. 이탈리아는 연장 120분을 소화하고 승부차기까지 치른 팀이다. 체력적으로 완전히 회복하기엔 이틀이라는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 반면 한국은 정규시간 안에 승부를 끝낸 덕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전력 면에서는 이탈리아의 수비 조직력이 변수다. 중국전에서 자책골로 실점한 장면에서 보듯, 크로스나 컷백 상황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이 아르헨티나전 결승골을 만든 방식, 즉 측면 패스 이후 컷백으로 파고드는 패턴이 이탈리아전에서도 통할 가능성이 있다.
다음 중 맞는 것은 무엇일까. ①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이미 4강을 확정했다 ② 이탈리아는 이번 대회에서 무실점으로 8강에 올랐다 ③ 한국과 이탈리아는 19일 밤 같은 경기장에서 만난다
정답은 ③이다. 한국은 아직 8강 단계이고, 이탈리아는 중국전에서 실점을 허용한 뒤 승부차기로 겨우 올라왔다. 두 팀은 아르헨티나전이 열렸던 아레나 소스노비에츠에서 그대로 다시 맞붙는다.
일정은 명확하다. 19일 오후 10시(한국시간) 폴란드 소스노비에츠에서 킥오프한다. 국내 중계 채널이나 스트리밍 플랫폼은 경기 당일에 임박해 공지되는 경우가 많아서, 대회 진행 상황과 함께 방송사 공지를 따로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기록으로 흐름을 따라가고 싶다면 대한축구협회 공식 채널이 가장 빠르다. 국제 대회 진행 상황과 다음 경기 일정은 협회 홈페이지와 각 언론사 스포츠면을 통해 순차적으로 업데이트된다.
이번 대회를 처음 챙겨보는 사람이라면 결과보다 전개를 보는 게 낫다. 한국이 선제골을 넣은 뒤 후반 들어 상대에게 얼마나 밀리는지, 그 상황에서 수비 조직이 무너지지 않는지를 보면 실력을 가늠하기 쉽다.
이미 U20 대표팀을 챙겨온 팬이라면 범예주와 조혜영, 천시우로 이어지는 오른쪽 빌드업 라인을 계속 지켜볼 만하다. 이 조합이 이탈리아전에서도 반복되는지가 8강 통과 여부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 기록과 확률 위주로 보는 사람이라면 이탈리아의 체력 소모와 자책골로 흔들린 수비를 변수로 계산하면 된다.
확인된 것과 확인되지 않은 것도 구분해두는 게 좋다. 1-0 승리, 결승골 주인공, 19일 오후 10시 8강전 일정은 확정된 사실이다. 준결승에서 만날 팀이 누가 될지, 그날 선발 라인업이 어떻게 바뀔지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박윤정호는 2010년 독일 대회 3위 이후 16년 만의 4강을 눈앞에 두고 있다. 12년 만의 8강은 이미 완성됐고, 16년 만의 4강 여부는 19일 밤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