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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없는 1인 사업자에게 4대보험은 넷이 아니라 둘이다. 퇴사 후 지역가입자로 바뀌며 건강보험료가 뛰는 구조와, 임의계속가입·소득조정·피부양자 요건으로 줄일 수 있는 구간이 어디인지 조건별로 갈라 설명한다.
퇴사 전 급여명세서에 찍히던 건강보험료가 월 9만 원이었다고 치자. 회사를 나와 사업자등록을 내고 석 달쯤 지나 날아온 지역가입자 고지서에는 그 두 배가 넘는 숫자가 적혀 있다. 보험료율이 오른 것도 아니고, 그 사이 돈을 더 번 것도 아니다. 오히려 매출은 0에 가깝다.
이 금액을 더 붙일지 덜 붙일지 가르는 건 사업자등록증 한 장인데, 그 얘기는 중간쯤 가서 한다. 먼저 털고 갈 게 있다. 직원 없는 1인 사업자에게 4대보험은 애초에 넷이 아니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은 소득이 있는 사람 전부를 대상으로 하는 제도다. 회사에 다니면 사업장가입자, 아니면 지역가입자. 사업자등록을 냈고 소득이 잡히면 지역가입자로 자동 편입된다. 선택지가 없다.

반면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은 설계 자체가 다르다. 둘 다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장’을 전제로 만들어진 제도다. 근로자가 없으면 성립할 게 없으니 의무도 없다. 대표 혼자 일하는 사업장에 고용보험료 고지서가 날아오지 않는 이유가 이거다.
물론 두 제도 모두 본인이 원하면 들어갈 수 있는 임의가입 통로가 따로 있다. 그건 뒤에서 따지고, 일단 기본값은 이렇다. 의무는 둘, 선택은 둘. 그래서 “4대보험 때문에 힘들다”는 1인 사업자의 하소연은 사실상 건강보험 한 항목을 가리킨다.
이 주제만 나오면 꼭 시큰둥한 반응이 따라붙는다. 직장인도 매달 건강보험료 냈고 국민연금 냈다. 사업자가 됐다고 새로 생긴 세금이 아니라 내던 걸 계속 내는 것뿐인데 왜 유난이냐는 것이다.
한 발 더 나가는 반박도 있다. 자영업자는 소득에 비례해서 내니까 오히려 유리하지 않냐는 거다. 매출이 없으면 보험료도 낮게 잡히는 게 맞고, 실제로 사업 2~3년 차에 소득이 정체된 사람 중에는 직장 다닐 때보다 건강보험료가 적게 나오는 경우도 있다. 근거 없는 얘기가 아니다.
여기까지는 인정하고 가자. 문제는 이 말이 ‘평시’에만 성립한다는 데 있다. 퇴사 직후 1~2년, 그러니까 대부분의 사람이 가장 돈이 없는 그 구간에서는 정반대로 작동한다.
직장가입자 건강보험료는 회사와 반씩 나눠 낸다. 명세서에 찍힌 숫자는 전체가 아니라 절반이었다는 뜻이다. 지역가입자에는 나눠 낼 상대가 없다. 같은 소득 수준이어도 체감 금액이 두 배로 뛰는 첫 번째 이유가 여기 있다.
두 번째는 부과 기준 자체가 다르다는 점이다. 직장가입자는 보수월액 하나만 본다. 지역가입자는 소득에 더해 주택·건물·토지·전월세 보증금 같은 재산까지 점수로 환산해 붙인다. 자동차는 부과 대상에서 빠졌지만 부동산은 그대로 남아 있다. 사업은 적자인데 전세 보증금 때문에 보험료가 올라가는 구조가 성립한다는 얘기다.
세 번째가 진짜 골치다. 지역가입자 보험료는 전년도 소득 자료를 기준으로 매겨진다. 작년까지 직장에서 받던 급여가 올해 보험료의 근거가 된다는 뜻이다. 소득은 이미 끊겼는데 보험료는 잘나가던 시절 기준으로 날아온다. 시차가 만드는 이 불일치가 퇴사 직후 고지서를 흉기로 만든다.
큰 틀은 소득 점수와 재산 점수의 합이다. 소득에는 사업소득금액이 들어가는데, 매출이 아니라 필요경비를 뺀 금액이다. 여기에 이자·배당·연금·기타소득이 얹힌다. 재산은 공시가격 기준 과세표준에서 일정액을 공제한 뒤 점수로 환산한다.

사업 첫해 소득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직전 자료로 부과되고, 소득 신고가 반영되는 건 그 다음 해 11월이다. 이때 한 번에 조정된다. 첫해 보험료가 비쌌다면 다음 해 11월에 내려가고, 첫해가 쌌다면 반대로 오른다. 이 흐름을 모르면 매년 11월마다 당황한다.
기다리기만 할 필요는 없다. 퇴직이나 휴업·폐업처럼 소득이 끊긴 사유가 증빙되면 소득 조정을 신청해 부과 기준을 낮출 수 있다. 퇴직증명서나 소득금액증명 같은 서류가 필요하고, 신청한 달부터 반영되는 게 원칙이라 늦게 알수록 손해다. 고지서를 몇 달 방치하다 뒤늦게 신청하면 이미 낸 몫은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 구분 | 직원 0명 (대표 혼자) | 직원 1명 이상 |
|---|---|---|
| 국민연금 | 지역가입자 의무. 기준소득월액의 9%를 전액 본인 부담 | 사업장가입자로 전환. 대표도 포함되고, 근로자분은 절반을 사업주가 부담 |
| 건강보험 | 지역가입자 의무. 소득 + 재산 점수로 산정, 전액 본인 부담 | 사업장가입자로 전환. 보수월액 기준, 절반 사업주 부담(장기요양보험료 별도) |
| 고용보험 | 의무 없음. 자영업자 고용보험으로 임의가입 가능 | 근로자에 대해 의무. 대표 본인은 근로자가 아니라 적용 대상 아님 |
| 산재보험 | 의무 없음. 중소기업 사업주 특례로 임의가입 가능 | 근로자에 대해 의무. 보험료 전액 사업주 부담 |
표에서 눈여겨야 할 건 건강보험 칸의 이동이다. 직원을 한 명 뽑으면 대표 본인도 지역가입자에서 사업장가입자로 넘어간다. 부과 기준이 재산 포함에서 보수월액 하나로 바뀐다는 뜻이고, 재산이 있고 소득이 낮은 사람에게는 이 전환 자체가 보험료를 내리는 효과를 낸다.
다만 착각하면 안 되는 지점이 있다. 사업장이 되면 ‘절반은 회사가 낸다’고 하지만 1인 사업장에서 회사 돈은 결국 내 돈이다. 대표 본인 몫은 어차피 전액 부담이고, 여기에 직원 몫의 절반이 추가로 얹힌다. 보험료를 줄이려고 사람을 뽑는 건 앞뒤가 바뀐 계산이다.
관련: 소상공인 정책자금 대출, 신용점수 낮아도 되는 이유는 뭘까
퇴사하고 지역가입자 고지서를 처음 받았는데, 직장 다닐 때 명세서에 찍히던 금액보다 훨씬 크다. 예전 수준으로 되돌릴 수 있는 기한은 언제까지일까?
① 퇴사일로부터 1개월 이내
② 첫 지역가입자 보험료 납부기한에서 2개월이 지나기 전
③ 이미 자격이 바뀌었으니 되돌릴 수 없다
답은 ②다. 임의계속가입이라고 부르는 제도인데, 지역가입자 보험료가 직장 다닐 때 내던 본인부담금보다 클 경우 최대 36개월 동안 예전 수준으로 납부할 수 있다. 퇴직 전 18개월 동안 직장가입자 자격을 통산 1년 이상 유지했어야 신청 자격이 생긴다. 배우자나 자녀를 피부양자로 함께 올릴 수도 있다.
이 제도가 무서운 건 기한이 짧다는 점이다. 첫 고지서를 받고 “일단 다음 달에 알아보자”로 미루는 사이에 창이 닫힌다. 한 번 놓치면 소급해서 열어주지 않는다. 퇴사 직후 창업을 준비 중이라면 사업 계획보다 이 신청 기한을 먼저 캘린더에 박아두는 게 맞다.
다만 무조건 신청이 이득은 아니다. 재산이 거의 없고 사업 소득도 미미하면 지역가입자 보험료가 더 쌀 수 있다. 예컨대 퇴사 전 급여가 높았던 사람은 임의계속가입 금액도 그만큼 높게 고정되니, 두 금액을 비교하지 않고 신청부터 하면 3년 내내 더 내게 된다. 첫 고지서 금액과 예전 명세서 본인부담금을 나란히 놓고 시작할 일이다.
앞에서 미뤄둔 얘기다. 배우자나 부모가 직장가입자라면 그 밑에 피부양자로 올라가는 선택지가 있다. 피부양자는 보험료를 따로 내지 않는다. 지역가입자 고지서 자체가 사라지는 셈이라 효과가 가장 크다.

여기서 사업자등록이 결정적인 변수가 된다. 사업자등록이 없는 상태라면 사업소득금액이 연 500만 원 이하일 때까지 피부양자 자격이 유지된다. 그런데 사업자등록을 낸 순간 기준이 바뀐다. 등록이 있으면 사업소득금액이 단돈 1원이라도 잡히는 해에는 피부양자에서 빠진다. 소득 요건 전체 한도나 재산 요건은 그대로 걸려 있는 상태에서 문턱 하나가 더 생기는 구조다.
그래서 상황이 이렇게 갈린다. 배우자나 부모가 직장가입자이고 첫해 매출이 거의 없을 사람이라면, 사업자등록 시점과 첫해 소득 신고를 같이 놓고 계산해볼 실익이 있다. 등록이 있어도 사업소득금액이 발생하지 않은 해에는 피부양자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혼자 세대주이거나 처음부터 소득이 잡힐 사람은 이 항목을 건너뛰고 바로 앞의 임의계속가입과 소득 조정 두 가지에 집중하면 된다.
1인 사업자는 국민연금을 ‘임의가입’하는 거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꽤 있는데, 그렇지 않다. 사업소득이 있으면 임의가 아니라 지역가입자로서 당연가입이다. 임의가입은 소득이 아예 없는 전업주부나 학생이 스스로 들어오는 제도를 가리킨다. 이름이 비슷해서 생긴 오해다.
지역가입자 국민연금은 기준소득월액의 9%를 전액 본인이 낸다. 직장에서 4.5%만 떼이던 사람에겐 이것도 두 배다. 다만 상한선이 정해져 있어 소득이 아무리 높아도 무한정 올라가지는 않고, 하한선도 있어 소득이 적어도 최소 금액은 붙는다.
소득이 끊겼다면 납부예외를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사업소득이 신고되는 상태에서는 인정되지 않고, 예외 기간은 가입기간에 산입되지 않는다. 노령연금을 받으려면 최소 120개월을 채워야 하니, 납부예외를 반복하다 보면 수급 자체가 흔들린다. 나중에 형편이 풀렸을 때 추후납부로 메울 수 있긴 하지만, 그때는 그 시점 보험료 기준으로 계산되니 대체로 더 비싸다.
그래서 나는 연금을 줄이는 쪽 상담은 별로 권하지 않는다. 건강보험료는 줄이면 그만큼 남는 돈이지만, 연금은 줄이는 게 아니라 미래의 자기 계좌에서 빼오는 거잖아. 현금이 정말 안 돌 때 마지막 순서로 쓸 카드다.
근로자를 한 명이라도 고용하면 그날로 4대보험 사업장이 성립한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은 사유 발생일이 속한 달의 다음 달 15일까지,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은 보험관계 성립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신고해야 한다. 기한을 넘기면 과태료가 붙고, 미납 기간 보험료는 소급해서 한꺼번에 청구된다.
여기서 가장 흔한 실수가 하나 있다. 4대보험 부담을 피하려고 직원에게 급여 대신 3.3%를 떼고 사업소득으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고 업무 지시를 받는 사람이라면 서류를 어떻게 꾸며도 근로자다. 나중에 퇴직금이나 실업급여 문제로 분쟁이 생겨 근로자성이 인정되면 보험료와 연체금이 몇 년 치 소급으로 돌아온다. 아낀 돈보다 몇 배 큰 금액이다.
월 60시간 미만 단시간 근로자나 일용직도 조건에 따라 적용 대상이 되니, 아르바이트라고 자동으로 제외된다고 믿으면 곤란하다. 사업장 성립 신고와 취득 신고는 4대 보험을 묶어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통합 창구가 운영되고, 사업자등록증명이나 소득금액증명 같은 부속 서류는 정부24와 홈택스에서 즉시 발급받을 수 있다. 서류 한 장 없어서 기한을 넘기는 일만큼 아까운 것도 없다.
자영업자 고용보험은 근로자를 두지 않은 사업주가 가입할 수 있고, 사업자등록증상 개업일로부터 5년 이내라는 기간 제한이 붙는다. 기준보수를 등급 중에서 직접 고르고, 거기에 2.25% 요율을 적용해 보험료가 정해진다. 소득을 스스로 신고하는 구조라 본인이 감당할 수준을 선택하면 된다.
혜택은 폐업 시 실업급여다. 다만 조건이 까다롭다. 최소 1년 이상 보험료를 납부해야 수급 자격이 생기고, 폐업 사유도 매출 감소나 적자 지속, 건강 악화처럼 불가피한 경우로 한정된다. “그냥 접고 싶어서” 접은 사람은 받지 못한다.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보험료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가 별도로 운영되기도 하니 가입 전에 본인 지역 프로그램을 확인해볼 만하다.
산재보험 쪽은 업종에 따라 답이 완전히 갈린다. 시공·설치·배달·미용처럼 몸을 쓰거나 현장에 나가는 업종이라면 중소기업 사업주 특례 가입의 실익이 분명하다. 사고 한 번의 치료비와 휴업급여를 생각하면 보험료가 싸게 느껴질 정도다. 반대로 책상에서 노트북만 여는 온라인 셀러나 콘텐츠 업종에게는 굳이 권하지 않는다. 그 돈으로 일반 상해보험을 드는 편이 보장 범위가 넓다.
9만 원이 23만 원으로 찍히는 건 제도가 고장 나서가 아니다. 회사가 내주던 절반이 사라졌고, 재산이 계산에 들어왔고, 아직 작년 소득으로 부과되고 있어서다. 세 가지 이유가 한꺼번에 겹치는 시점이 하필 창업 직후라는 게 문제일 뿐이다.
그런데 이 세 가지를 완화할 수단은 전부 초반에만 열려 있다. 임의계속가입은 첫 고지서 납부기한에서 두 달을 넘기면 끝이고, 소득 조정은 신청한 달부터 반영되며, 피부양자 판단은 첫해 소득 신고와 함께 굳어진다. 고지서가 쌓인 뒤에 움직이면 남는 선택지가 거의 없다.
사업 계획서 쓰는 데 일주일을 쓰면서 이 계산에 두 시간을 안 쓰는 사람이 많다. 1년이면 100만 원 단위가 왔다 갔다 하는 항목인데 말이다. 사업자등록증을 받아 든 날, 매출 목표를 적기 전에 건강보험 고지서가 언제 어떤 기준으로 날아올지부터 계산해두는 게 순서다.